기아자동차 2007년형 뉴 프라이드 SLX 5DR 를 떠나보내며...

2013. 12. 30. 00:25Products

찍어놓은 사진이 없다는 것이 미안하다. 지난 7년간 나의 발이 되어준 my ride, 2007 Kia New Pride 1.6L SLX 5DR(Gasoline).


올해 둘째가 태어나면서 조금 더 큰 차가 필요했다. 그리하여 결국 보낼 수 밖에 없었던 나의 애마. 

JB라는 코드네임으로 사진이 잡지에 공개되면서 점찍어두었던 이 차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나에게는 baby Golf다. 

VW Golf를 벤치마킹하여 디자인하고, 출시시기를 늦춰가면서 심혈을 기울였다는 이 차, 뉴 프라이드.

프라이드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았던 이차를 보내기가 못내 아쉬웠다. 그래서 지난 7년간의 운전경험을 간략히 정리해보기로 했다.

비록 양수인을 구하지 못하여 중고차시장에 보낼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내 인생의 첫번째로 기록될 내 차.

그러고보니 이녀석과의 "첫번째"가 제법 많다.


나의 첫 차,

첫번째 교통사고,

결혼까지 이어진 첫번째 연애, 그리고 가족의 탄생,

아내의 첫번째 실차 운전연습 등등...


참 많은 추억이 있었는데... 여유가 된다면 이차를 계속 보유하고 싶었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야속했다.

어떤 것들을 이야기할까?


일단 이 차를 처음 샀을 때에 두가지 부품을 추가로 장착했다.

하나는 차체 뒤틀림을 잡아주는 스트럿바를 인터넷으로 구매하여 본넷 안쪽에 장착하였고, 두번째로는 voltage stabilizer를 베터리에 장착했다.

사실 차량을 구매하자마자 스트럿바를 장착해서 전후의 차이를 느낄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voltage stabilizer는 필수인 것 같다. 

2007년에는 출근시 편도 50km여서 라디오를 자주 들었는데, 중간중간에 노이즈가 심심치않게 들렸다. 그래서 저렴한 녀석으로 장착했는데, 이후로는 듣지 못했다. 이번에 바꾼 차도 2007년 NF소나타 럭셔리 기본형인데, 차량을 판매하면서 voltage stabilizer를 떼어내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블랙박스에서인지 라디오에서인지 또 노이즈가 들리는데 꼭 필요한 부품인 것 같다.

위에 언급된 두개의 부품을 제외하고는 추가장착한 부품은 없다.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고...


당시에 같이 입사했던 많은 사람들의 선택은 아반떼HD였다. 나에게는 무난함과 무개성으로 대표되는 그 차. 나는 싫었다.

해치백이라는 당시에 흔하지 않은 디자인과 깔끔함을 이유로 구입한 프라이드를 타보면 여러면에서 아반떼HD와 비교가 되었다.


같은 엔진과 미션을 장착하였으며,

당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트림 기준으로 약 300만원의 가격차와,

실내공간의 폭과 길이,

그리고 결정적으로 프라이드에게 가장 약점인 뒷좌석의 승차감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프라이드를 선택했다. 27세, 그 때에는 내가 이렇게 빨리 가족을 가질거란 생각을 못했으니까...


그러면 이 차에 대해서 장단을 요약해보자. 

참고로 나의 선택에 따라 선택된 차량이기 때문에 작은 차체 등등의 것들은 단점이 될 수 없다. 


장점 :


무난하며 쉬이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정말 디자인 잘 뽑은 듯.)

적당히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어 네비게이션을 앞유리에 부착해도 빠르게 적응이 가능했고,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All new Pride보다는 확실히 넓은 시야가 확보된다.)

뒷좌석이 접을 수 있어서 부족한 트렁크 공간 확보에 용이하며, (해치백의 특징!!)

짧은 차체로 운전 및 주차가 용이하고,

이에 부응하듯 지름 37cm의 스티어링휠은 아반떼와 비교하자면 차이가 느껴질만큼 묵직하며 빠릿하여 스포티한 주행감을 준다. (한손운전이 정말 편안하다.)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팔걸이가 있어 편의성이 높았다.

160km/h까지는 큰 진동이 없는 차체, (스트럿바의 영향 때문인지도...)

강력한 제동성능과,

휘발유임에도 정속주행 시 매우 뛰어난 연비 (80km/h 정속시 최고 17km/L까지 찍어봤다. 110km/h로 고속도로 30km 주행을 많이 했는데 이 때에 연비가 13km/L 나왔다. 시내주행은 보통 8~9km/L 나오는 듯. 공인연비는 13km/L.)


단점 :


해치백이기 때문에 손해볼 수 밖에 없는 트렁크공간, (디럭스형 유모차 하나 넣으면 꽉 찬다.)

아주 통통 튀는 뒷좌석의 승차감, (이건 유럽식의 하드한 느낌이 아니다. ㅠ.ㅠ 그리고 이건 아이가 있는 가장으로서 매우 큰 감점요소다.)

사소한 정비의 불편함. (헤드라이트 램프 하나 갈기가 빡세다. 손목을 꺽고 들어가는데, 그마저도 쉽지않다. 정비기사분도 인정.)

소형차로 구분되지만 엔진이 1600cc다보니 세금은 아반뗴랑 똑같다.

170km/h 넘으면 상당히 덜덜거린다. (이상하더라. 160km/h까지는 제법 탄탄한 주행성능을 발휘하던데...)


위에 적어놓은 것처럼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은 차다.

장단점에서 한가지씩 디테일하게 언급해보자면 연비승차감을 꼽아야겠다.


연비는 휘발유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제법 잘 나온다.물론 길들이기 나름이고, 운전습관 나름이지만 그래도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생각된다. (집사람은 운전습관이 아직 길들어지지 않다 상당히 다이나믹하게 운전하는데도 8km/L는 나오더라.)

나의 출근거리는 2007~2009년 당시 서울 흑석동(혹은 사당동)에서 출발하여, 용인 기흥IC를 통하여 병점역 인근까지 편도기준 약 50km이다. 이 구간에서 고속도로 구간은 반포IC에서 용인기흥톨게이트까지 약 30km 구간이며, 출퇴근길 상습 정체구간이다. 고속과 저속, 정지가 반복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2,3년을 출퇴근을 하면서 늦은 시간에는 맘껏 밟아보기도 하고, 막힐 때에는 지루함에 졸려서 톨게이트에 도착해서는 앞차를 가볍게 들이받은 적도 있다. 

이런 복합적인 요소를 갖춘 구간에서는 보통 11~12km/L 정도 나왔다. 서울 시내에서 당시에 주로 다닌 구간은 흑석동(혹은 사당동)에서 반포동 킴스클럽이었는데, 이 때에도 8~9km/L는 나온다. 7년때인 바로 몇일 전까지만 해도 와이프와 장보러 갈 때에 비슷한 거리를 주행했는데, 비슷한 연비가 나왔다.

평균을 잡기는 어렵지만 그냥 편하게 운전해도 공인연비의 85% 정도의 연비는 나온다. 이정도면 휘발유 기준으로 훌륭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승차감은 동호회에서도 말이 많았다. 통통 튀는 것도 아니고, 유럽차처럼 차체의 강성에서 오는 탄탄함도 아니고 그냥 나쁘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위치상 차량의 정중앙에 해당하기 때문에 잘 느끼지 못하는 부분인데, 뒷좌석은 뒷바퀴와 가까와서인지 그 느낌이 바로 온다. 과석방지턱을 30km/h에서 살포시 브레이크를 밟아도 어디선가 쿵! 하는 소리가 들린다. (몇일전에 양도받은 2007년형 NF소나타는 안그렇더라!! 체급의 차이인가... ㅠ.ㅠ)

그러다보니 장거리를 운전할 경우 운전석에 앉은 사랍보다 뒷좌석에 앉은 사람의 피로도가 경우에 따라서는 더 높다. 와이프의 경우 멀미가 잦은 사람인데, 말을 빌리자면 오래된 시내버스 맨 뒷자리에 앉은 것 같은 느낌이라더라... 학창시절에는 옆자리에 친구랑 떠들면서 가기라도 하지. ㅠ.ㅠ


사실 아이가 둘이어도 작은 차로 버티려면 버틸 수 있다. 하지만 나도 가족여행도 가보고 싶고, 갓난 아이가 있을 때에는 트렁크에 싣고 다닐 짐도 많아진다.

그래서 바꾸긴 했지만 첫차여서 그런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내가 아는 누군가가 이 차를 가져갔으면 이 아쉬움이 덜할지도 몰랐겠다. 결국 나는 양수인을 찾지 못하고 중고차거래상에게 넘긴 나 인생의 첫 차, 프라이드.


7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런 분께 추천할만한 하다 생각된다.


1. 처음 운전하는 분들. 스티어링휠의 반응이 빠릿하여 운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만약 수동이라면 더더욱!!(수동 사신다면 디젤수동 강추!!)

2. 골프를 사고싶지만 경제적 현실의 벽을 넘기 어려우신 분들. (Just like me... trade-off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임.)

3. 혼자 혹은 한명만 태우고 다니실 분들. (즉, 뒷좌석에 사람 안태울 분들에게... ㅠㅠ)

4. 높은 수준의 연비를 원하지만, 그 조건을 만족하는 차값을 부담하기 쉽지않고, 주머니 경제사정에 좌절하시는 분들. (특히 디젤이면 더더욱!!)


사실 디젤은 직접 운행해보지 않았지만, 운행해보신 분들의 말을 듣자면 작은 차체에 높은 토크를 가지고 있어 대관령에서 싼타페 등 SUV 저리가라 할 정도로 날렵하게 움직인다더라. 수동에서는 20km/L의 연비를 찍었다는 글도 심심찮게 읽어봤다.

나중에 세컨카로 들인다고 하면 나 혼자 운전하고 세금부담이 덜한 아담한 경차를 사겠지만, 그보다 여유가 있다면 다시 만나고 싶은 내 차, 자랑스런 Pride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