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네 식구를 위한 새차 구하기 - 1부
2016. 10. 2. 10:42ㆍ이야기가 있는 空間
2007년 1월에 기아 뉴 프라이드를 타고 혼자 출근하던 나는 이제 네 식구의 가장으로 새로운 차를 바꿔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한 2~3년 더 타려 했던 2007년 NF소나타가 정차 중 시동이 꺼져버렸네요. 사무실 근처의 파란손 서비스센터에서는 스캐너 검색 안되니 원인을 찾기 힘들다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시동꺼짐과 관련없는 여러가지를 바꿔보자 하면서 바로 다른 곳으로 향했죠.
다른 곳에서는 정차시 엔진 아이들링을 시켜주는 ISC 모터 때문일 수 있으니 갈아보자, 얼마 안한다, 이런 경우에는 원인을 알기 어렵지만 다행히 시동꺼짐이 정차중에 발생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 등등 신뢰와 안도감을 주자 정비사 님의 의견을 따르고 운행한지 약 3주.
문제는 그 이후로 재발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집사람은 걱정이 된 모양입니다. 그래서 차를 알아보기로 했고, 몇가지 기준을 정했습니다.
- 무조건 안전해야 한다. → 운전은 내가 하지만, 나만 타는 차가 아니다.
- 연비도 잘 나와야 한다. (후기에 의한 실연비 15Km/L 이상.) → 하루 100Km 정도 주행합니다. 매일은 아니지만 일주일 약 3~400Km 정도.
- 5명이 탈 수 있는 넓은 공간. → 처음에 고려 대상이던 프리우스 포기의 이유입니다.
- 멀미 잘하는 식구가 있기에 SUV 는 포기. → 그래서 쌍용차는 매장 못 갔습니다...
차를 구매하면서 알아보고 고려했던 각 회사의 이미지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매우 개인적인 평가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려요.
- 현대기아차
(+) 넓은 실내공간과 다양한 편의장치들. → 이 부분에서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 레벨. 회사는 싫어도 이건 인정하자.
(+) 자국 브랜드로서 충분히 갖춰진 서비스망. →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겁니다.
(-) 브랜드에 대한 불신. → 당사자들은 억울할지 모르겠지만 재벌과 노사문제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부정적으로 박혀있죠.
(-) 기술, 안전과 품질에 대한 불신. → 빈말로 2009년 이후에 출시된 현대차는 사는거 아니라고 하더군요. 원가절감으로 수익성 극대화에 나서면서 품질 안좋다고.
현대기아차를 사도 좋겠다고 생각하는 개인적인 판단기준은 안전과 품질에 대한 기준을 한국과 미국이 동일하게 가져가고, 같은 수준은 제품이라면 사도 좋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느 사이트에서 정리한 뉴프라이드와 아반떼MD 의 원가절감 목록에서 안전과 관련된 부품들을 빼버리는 것을 보고 현기차는 사지말자 결심한지 오래 되었습니다.
언더코팅 안하고, 방청도 제대로 안하고, 10년 정도 타면 부식 생기고... 다 그렇지 않다 해도 한 번 박힌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아는 지인도 신형 K7 의 넓은 실내공간에 반하고 난 뒤, 문을 열고 닫을 때 너무 가벼워 바로 포기했다고 했습니다.
- 르노삼성자동차 - SM6 dCi
(+) 오래 타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우아한 디자인. → 정말 우아하고 묵직하게 잘 나왔어요.
(+)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기술력. → 이건 편견에 가깝겠지만 검증된 엔진과 변속기를 장착했죠.
(+) 후기 SM5 를 타보지 않은 나의 97년 초기 SM5에 의해 새겨진 튼튼하고 잔고장 없는 차량에 대한 이미지. → 이것도 후기모델에서는 많이 까였지만 그래도 그림자는 길게 남아있습니다.
(-) 도대체 이 무거운 차에 1.5L 디젤 엔진이라니... → 효율성 측면으로 따졌을 때는 좋겠지만, 엄청 굼뜬 초기 가속 때문에 엄청 실망
(-) 터치식 센터페시아. → 단점은 아니고 적응의 문제겠지만, 개인적 취향으로는 버튼식을 훨씬 더 선호합니다.
(-) 낮은 헤드룸. → 디자인 트렌드라고는 하지만 뒷좌석 가운데 앉은 사람도 생각 좀 해주세요.
제게는 97년 최초 SM5 에 대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튼튼하고, 잔고장 없고, 지금도 오히려 낡았다기 보다는 깔끔하여 클래식 같은 느낌.
물론 언급했다시피, 이 이미지는 닛산이 아닌 르노의 기술로 만들어진 후기형 SM5 에서는 연료통 소음 등의 문제로 많은 까임을 당했죠.
최초 고려모델은 SM6 dCi 였습니다. 그런데 너무 낮은 출력으로 인한 초기가속 굼뜸은 좀 심하다 느껴지더군요. 저의 경우, 주로 연비운전 하는 편이어서 참을 수 있겠다 생각하고 시승해봤지만 좀 심하다 생각 들었어요.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 GM Chevolette - 말리부 1.5T
(+) 일단 미국차. → 알고보니 에어백이 구형으로 들어갔지만 그래도 현기차보다 낫겠지.
(+) 높은 상품성. → 상위모델인 임팔라보다 더 많은 센서가 들어갔죠. 옵션으로 선택해야하지만 훌륭합니다. 애플 카플레이 기본장착이 제일 맘에 든다는.
(-) 그런데 1.5T 는 정차중 시동꺼지는 문제가... → 스탑앤스타트 때문이라는데, 고치려면 일년 걸리겠죠? 시스템 로직 문제일 듯.
(-) 잘 나왔지만 4년 뒤 풀체인지 되면 질리다 못해 낡았을 것 같은 "지금은" 트렌디 한 디자인. → 이건 호불호 입니다. 정말 잘 나온 디자인이지만...
SM6 dCi 시승 후 마음 접고 타본 말리부. 시승해보니 맘에 듭니다. 깔끔하고 멋진 쿠페형 디자인에 세련된 느낌까지. 참 맘에 들더군요. 아이폰만 사용하기에 애플 카플레이 기본장착은 참 좋은 기본옵션. 변속기가 북미와 다르고 에어백이 구형이라고는 하지만, 1.5T 모델의 높은 효율성과 실연비가 이미 마음을 사로 잡았죠.
그런데 얘도 시동꺼짐 문제가... ㅠ.ㅠ
영업사원은 천대 중 한대라고는 하지만, 그 한대가 나면 우짤건데... 이런 말하는 영업사원에게 불만이 생겨 GM 다니는 친구에게 말했을 정도니. 일부 영업사원들 때문에 장사 못하나 하는 생각도 좀 들고...
차를 알아보던 8월에는 파업으로 인한 밀린 물량 때문에 인도에 2~4개월이 걸리고, 거기에 갑작스런 연식변경으로 추가비용 발생 등의 정서적 반감으로 망설였죠. 도대체 기계약자에게까지 돈 받자고 한 임원이 어느 분이신지 알고 싶을 정도네요.
시동꺼짐 때문에 1.5T 대신 2.0 알아보던 중 집사람이 기술적인 문제를 떠나 시동꺼짐 문제가 2.0 에서도 없다는 보장이 있느냐, 어차피 그 나물에 그밥이다 하면서 퇴짜 놨죠.
임팔라 2.4 도 알아보려 했지만 차값을 떠나 말리부의 상품성이 더 좋다는 말에 아쉬움만 가지고, 길게 생각 안했습니다.
하지만 튼튼하기로는 국산차 중에서는 최고수준일 듯. 뒷좌석이 접혀 트렁크 공간이 엄청 넓어지는 것도 좋고.
이렇게 되자 국산차 중에서는 살 차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ㅡㅡ;;;
그렇게 일주일 고민... 그래서 길가던 중 우연히 보이는 벤츠 매장을 가는 것으로 수입차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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