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투명 자동차 생산 공장"(VW-Glaserne Manufaktur) - Part 1

2012. 2. 16. 00:42이야기가 있는 空間/독일 및 유럽

출장으로 두 달간 독일의 드레스덴을 가게 되었다.
여행 책자에는 달랑 두 페이지로 위치와 아주 간략하게 볼거리 몇 개만 적혀있었다. 약간의 실망...

유럽이라는 곳은 가볼 곳이 너무 많아서 주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출장지이다.
하지만 한 겨울인 만큼 눈과 비가 잦고, 영하 15도에 가까운 추운 날씨에 가족과 함께 어디를 간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날씨 속에서도 시속 150km/h를 넘나들며 운전하는 고속도로를 다니는 것도 겁나고, 익숙치 않은 장시간 운전으로 코피 쏟는 일은 피하고 싶다.
그렇다고 레드불 같은 에너지 드링크에 의존해 다음날 두통을 격고싶지도 않다.
그러던 중 발견한 곳... 조금씩 이 곳이 얼마나 멋진 곳인지 알게되면서 발견한 곳이어서 더 반갑다. 

영어로 Transparent Factory, 즉 투명공장이다. 
이곳이 투명공장으로 불리는 이유는 전면을 유리로 덮었기 때문이다.


가운데 보이는 것이 Car Tower 다. 이 안에는 고객에게 인도되기를 기다리는 약 300여대의 VW의 최고급 차량 페이튼(Phaeton) 이 기다리고 있다.
이 안에는 페이튼만 있다. 그렇다. 이 공장은 오로지 단 하나의 모델을 위한 공장이다.
안에는 Passat CC와 Toureg도 전시가 되어있지만 생산하는 모델은 단 하나, 페이튼이다.
물어보니 다른 나라나 다른 지역에서는 이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 없단다. 그들은 오로지 한 곳, 드레스덴을 택했다.



그렇다면 왜 드레스덴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첫번째는 현실적인 이유다. 공장부지를 알아보던 1990년대 후반에 도심에 이정도로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는 도시가 독일 내에 드레스덴 밖에 없다고 했다.
두번째는 상징적인 이유다. 드레스덴은 옛날부터 인근의 마이센과 함께 도자기로 유명한 장인정신을 상징하는 도시다. 이 공장에서는 차체의 색상, 가죽의 종류 등 상당히 다양한 부분을 고객이 고르도록 하는 고객관이 있고, 그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추어 페으튼은 주문제작 되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페이튼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에는 가장 적합한 도시다.


실제로 공장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은 조립단계이다. 인력으로 하기 어려운 부분은 기계의 힘을 빌리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사람의 손으로 작업이 이루어지고 마무리 지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부분에 대해서 작업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찍어오지는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몇가지만 언급해보겠다.

작업장의 바닥면은 모두 나무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모든 공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람이 작업하는 공간에서는 발생하는 소음을 흡수할 수 있는 나무를 사용하여 65 dB 이하로 소음을 줄여 낮은 목소리로도 옆사람과 대화가 가능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조명은 아래에서 대각선 윗방향으로 바춰진다. 그리고 이 빛은 천장의 반사경을 통하여 다시 아래를 비춘다. 그렇기 때문에 고운 빛이 작업공간 구석구석을 비춰주어 충분한 시야확보가 가능하다.

또한 외부를 유리로 마감한 덕에 자연광을 받아들여 에너지 소모량을 줄일 수 있으며, 디자인 적으로도 상당히 멋진 곳으로 생각된다.  이 곳의 디자이너가 볼프스부르크의 Autostadt를 설계했다고 하는데 내가 잘못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한 번 더 방문하면 물어볼 참이다.

아무튼 나부터가 공장근무자이기에 이런 부분들이 놀랍고 부럽기만 하다. 작업자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인지도 모른다. 물론 그만한 책임도 따르겠지만... 
어디서도 우아하고 아름다운 작업환경을 본 적은 없다.

조립과 검수단계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장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공장장이에게는 분명 꿈의 공간일 것이다.


평일에는 장래의 고객이 될 수 있는 어린이들을 위하여 체험할 수 있는 코스도 제공된다고 한다. 참고로 주말에는 근무자들이 없다. 철저한 주 5일제... 위의 사진은 당연히 몰카...
 


투어를 마친 후 1층에 마련되어 있는 Volkswagen Lounge에서는 Beatle, Passat CC, Toureg, Phaeton 등의 차량이 전시되어 있는 쇼룸이 있다.
이 곳에서 직접 시승도 하고 만져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위는 쇼룸에 있는 1981년산 구형 Beetle. 아쉽게도 차문을 열고 들어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옆에는 30년차 터울을 두고 태어는 2011년 신형 Beetle이 있다. 
직접 보기는 처음이지만 상당히 스포티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며, 내부에 검정색과 빨강색 가죽으로 마무리한 시트는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승용차, Passat CC.
이전의 모델들의 유려한 곡선은 듬직한 각으로 바뀌어 디자인적으로는 (개인적으로) 아쉽지만  그래도 그 아우라는 사라지지 않았다.
낮은 공기저항과 쿠페형의 날렵한 디자인, 그리고 반올림 20km/L의 연비를 지닌 친환경 디젤엔진을 장착한 승용차...
언제나 내게 오려나...
 


Phaeton 사진을 찍지 않은게 오히려 이상하다.
이 차를 생산하는 공장인데, 사진이 없다니... 
와이프가 페이틍을 타보고 CC를 탄 후 말하길 뒷좌석이 장난감차처럼 좁아서 CC는 못타겠단다... ㅡㅡ;;
당연한 것을... 
뒷좌석에 앉아 다리를 뚝~ 뻗으니, 뒷꿈치가 앞좌석에 닿지 않는다. 뭐냐... ㅡㅡ;;; 
이도 어쩌면 당연한 것을...

드레스덴은 그냥 조그마한 도시가 아니다. 작지만 관광객에게는 알찬 도시다. 나는 그렇게 느낀다.
투명공장에 대해서만 적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았지만 인근의 프라하, 마이센 등을 가볼 수도 있는 거점이 될 수도 있는 도시이고, 푸라우엔 성당과 여러 유명한 박물관과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멋진 도시다.
엘베강의 베네치아라는 별명이 부족하지 않다.
 

시간이 되면 이곳을 평일 주말에 한 번 더 가볼 생각이다. 크게 다르지 않은 광경이겠지만 이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눈에 담아오고 싶다.
그 때에 Part 2 를 작성할 계획이며, 그 흥분되는 시간이 어서 다가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