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4) 비비안 마이어 사진전@그라운드 시소, 성수동

2022. 8. 14. 18:02근황톡

내부 촬영이 안되는 탓에 어떤 사진들이 주를 이루는 지를 보여주기는 어렵다. 

때문에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다면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Link : Vivian Maier official website)

광고를 통해 알게 된 전시였고, 네이버에서 얼리버드 50% 할인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갔다. 

사전에 어떤 작가인지를 알고 간 것은 아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베일 속의 작가, 사후에 우연히 발견된 필름더미에서 발견된 보석들...

그저 자기의 관심사를 조금 더 깊게, 그렇지만 가벼운 방법으로 훑고 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셨던 분 같다.

지나간 일에 미련을 가지지 않고, 자신에게만 충실하길 원했던 분 아닐까?

위 사진은 작가가 자주 사용했다는 롤라이 플렉스 카메라를 사용했다.

촬용방법이 특이하다. 고객를 숙여 위에서 아래로 수직으로 파인더를 보고 정면을 향한 렌즈로 촬영을 한다.

즉, 촬영 때 파인더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과 피사체의 시선이 일치하지 않는다. 카메라는 넥스트랩을 이용해 목에 걸고 명치 근처에 카메라가 놓이는데 인물사진을 거리에서 찍는다면, 렌즈는 대상을 아래에서 위쪽으로 올려다보며 찍게 된다.

나는 이게 보모 사진작가라는 직업적 특성에 엮어봤다.

아이를 돌봐주는 보모. 거리를 나설 때 아이와 함께 나섰다고 생각해봤다.

그러면 아이의 눈 높이와 카메라 렌즈의 높이가 거의 비슷했을 것 같다.

인물을 찍을 때 아이는 자기보다 큰 어른들을 올려다 본다. 그러면 촬영된 결과물은 아이의 시선으로 본 어른의 모습이 된다.

작가의 인물사진들을 보면 이렇게 조금 아래에서 대각선 위로 올려다보며 찍은 사진들이 다수 있다.

아이는 호기심을 가지지 않을까? 왜 나의 보모는 자꾸 모르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을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재미 있나?

답을 얻기 위한 질문이 아닌 단순한 호기심이며, 보모에게 묻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아이에게 물어보지 못한 질문은 수도 없이 많으니까.

이런 생각을 하게되니 사진이 조금 더 재미있어졌다.

 

요즘 핫한 스트리트포토그래퍼라고 하더라. 살아있어 장시간 평가를 받았다면,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못지 않은 명성을 얻었을 것 같다고 한다. 

뭐, 전체적인 이미지 촬영시기나 퀄리티가 조금 더 좋기 때문에 그럴 지도 모른다. 알 수는 없지만... 

어떤 노력이든 정당한 평가를 받을 기회는 주어져야지.

 

이렇게 일요일 오전이 흘렀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사진들이 더 많다고 하니, 다음에 다시 한국에서 전시를 한다면 또 볼 생각이다. 

그리고... 역시 사진은 인쇄를 해야만 멋있다. 

마무리는 커피 한 잔으로... 끝.